한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생산소비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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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괴산 자연드림파크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생산·소비 포럼'에 농업 전문가, 연구자, 생산자, 소비자가 모여 한국 농업의 미래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친환경 농업에서 기능성 농산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일본 기능성 표시식품 제도를 통한 수출 성공 사례가 공유됐습니다. 특히 아이쿱생협의 항암농업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며 생산-소비-치유가 연결된 새로운 농업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17년간 당조고추를 개척한 생산자, 항암농법으로 농사의 원리를 깨달은 농민, 자연드림에서 건강을 되찾은 조합원의 생생한 이야기는 이 모든 논의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윤영 박사는 "경작 규모가 작고 고령화가 빠른 구조에서는 규모화로 경쟁하기 어렵다"며 "양이 아닌 질, 가치 기반의 농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 면적은 2020년 이후 20% 감소한 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5조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최 박사는 "소비자의 건강 유의성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성 농산물이 좋은 옵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인정한 우리 농산물, 그 뒤편엔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하유정 과장은 일본의 기능성 표시식품 제도를 소개했습니다. 2015년부터 과학적 근거를 갖춘 농산물에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우리 농산물의 기능성 표시로 일본 등록 사례를 소개했는데, 2018년 당조고추(혈당치 상승 억제 기능성), 2020년 깻잎(꽃가루로 인한 눈 가려움 증상 완화), 파프리카(혈압 강하 작용), 참외(스트레스 완화)가 차례로 등록되며 프리미엄 시장을 열고 수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17년의 도전이 있었습니다. 농부의꿈 박향숙 전 대표는 2009년 농업 경험 없이 당조고추 사업을 시작했지만 계약재배 실패, 병충해, 공급 불안정으로 수없이 위기를 겪었다고 합니다. "2018년 일본 기능성 인증 나오면 큰돈 번다 싶었는데, 막상 수출하려니 농가에 병이 걸려 물건을 댈 수 없었어요. 일본까지 가서 죄송하다"고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했습니다. 특히 17년간 당조고추를 개척하며 제도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2009년 시작할 때 보건복지부에 먼저 질의응답을 하고 시작"했지만 "그런데도 주변에서 허위 광고했다고 신고가 들어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다니며 해명"했다며 "무혐의 처리됐지만 정권 바뀔 때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던 경험도 전했습니다. 과학으로 입증한 항암농업유기농항암농업연구소 이봉화 이사장은 아이쿱생협의 항암농업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해양심층수 미네랄로 토양 미생물을 활성화해 파이토케미컬(항암성분) 함량을 높이는 원리를 입증했습니다. 2022년부터 천여 명의 생산자가 실천하며, 연간 3천 건 이상 검사를 통해 일반 농산물 대비 120% 이상만 '항암식품' 브랜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차의과학대 등과 공동 연구로 국제 학술지 7건에 항암 효과를 게재했고, 2023~2024년 전국이 벼멸구와 깨씨무늬병으로 농업 재해를 입었지만 항암농법 논은 피해가 거의 없어서 우수성을 입증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토크콘서트: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포럼 후반부에는 건강한겨레 김보근 편집장 사회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습니다. 농협식품R&D연구소 박명철 선임연구원, 농부의꿈 김수현 대표, 항암식품 유재흠 대표, 조합원 이전용 님이 함께 모여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명철 선임연구원은 "농협도 조합원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식품 가공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라는 방향이 같아 서로의 인사이트를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왔다"고 말했습니다. 당조고추를 생산하는 농부의꿈 김수현 대표는 "아버님이 20대 중반에 돌아가시면서 급하게 사업을 물려받았다"며 "처음엔 그냥 하고 있었는데, 아버님께서 힘들게 일궈놓으신 거를 그냥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재배 매뉴얼도 없고 농사 경험도 없어 1~2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생산이 어느 정도 안정됐고, 남편이 생산을 맡고 저는 수출 강화와 판로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엄청난 각오가 아니면 선구자를 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항암식품을 재배하는 유재흠 대표는 "2022년 미네랄 교육을 받고 벼락 맞은 것 같았다"며 "퇴비, 미생물, 미네랄이 순환과 조화를 통해 작물이 자란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격포에서 바닷물을 떠다 양파를 키웠던 적도 있었다"며 이듬해 미네랄을 벼에 적용한 결과 "유박 같은 친환경 자재 투입량을 3분의 1로 줄였는데도 작동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지금 양곡 생산물의 85~90%가 항암식품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건 웰라이프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이자 직원인 이전용 님이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다 밥벌이가 안 돼서 자연드림에 들어왔는데 협동조합이 뭔지 몰랐다"며 "목동 쪽에서 '무서운 직원'으로 소문이 났었다"고 했습니다. 뇌졸중 진단 후 "TV에서 연예인이 채소 즙 만드는 걸 보고 우리 회사 파는 발효녹즙 먹으면 간단한데 싶었다"며 그때부터 자연드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연드림의 기픈물 챌린지 참여 후 "늘 달고 살던 마그네슘 보충제가 필요 없어졌다"며, 고지혈학교에 참여했을 때는 "혈압약 5가지를 먹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하나씩 줄이시더니 마지막엔 다 끊으라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때 벼락 맞는 것처럼 '야, 이게 돼' 했다"며 지금은 조합원들에게 "날 봐라, 클린하고 발효녹즙M만 먹으면 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포럼으로 최윤영 박사가 제시한 전환의 방향, 하유정 과장이 보여준 일본 사례, 박향숙 전 대표가 17년간 개척한 길, 이봉화 이사장이 과학으로 입증한 항암농업. 그리고 토크콘서트에서 나눈 박명철 연구원의 협력 의지, 김수현 대표의 청년 농업인 각오, 유재흠 대표의 깨달음, 이전용 님의 변화.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며 한국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자, 생산자,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농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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