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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생길 거에요
 


 

“새벽에 불이 났는데 콩나물공장이 불에 타는 모습을 그냥 서서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우리 모두의 꿈이 한순간에 사라졌어요.”

 

지난 10월 7일 아침, 강화에 있는 콩나물공장에 불이 났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콩나물공장의 이름은 ‘우리마을’이었는데요. 당시 우리 집 냉장고 속에 있던 콩나물이 ‘우리마을’ 콩나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20일 여가 지난 11월 27일, 인천 강화에 있는 ‘우리마을’에 아이쿱 관계자들이 모였습니다. ‘우리마을’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화재 이후 진행된 조합원과 직원, 생산자들의 모금 활동에서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지난 10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1일간 진행된 ‘장애인공동체 우리마을 콩나물공장 화재복구 모금 캠페인’에서는 84개 지역조합에서 52,262,870원, 14명의 개인 후원으로 570,000원, 권역 및 단체후원으로 4,452,810원을 모았습니다.

 

또한, 아이쿱 생산자그룹인 사회적협동조합 파머스쿱에서 가격안정기금 및 재해기금으로 모은 기금 중 50,000,000원을 후원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성금, 107,285,680원을 ‘우리마을’에 전달하는 전달식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씨앗 재단 오미예 회장님, 쿱양곡 서현철 대표님, 파머스쿱 김근호 기술위원장님과 함께 김성수 주교님, 이대성 신부님이 함께했습니다.

 

 김성수 대주교님

 

2000년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가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만든 ‘우리마을’은 2002년부터 아이쿱자연드림에 콩나물을 공급하며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불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하루 2톤의 콩나물을 수확하여 아이쿱자연드림 외 풀무원, 두레생협, 행복중심생협 등에 납품하며 연간 18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발달장애인 자립시설이었는데요. 아이쿱자연드림 매출만 해도 8억이 넘었습니다.

 

김성수 신부님은 "아이쿱에 콩나물을 공급하며 인연을 맺어왔지만, 이렇게 많은 아이쿱 관계자들이 우리마을에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좋은 일로 오셨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때 도와주는 이웃이 더 소중하다."라며 앞으로 아이쿱자연드림과 우리마을이 함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이대성 신부님

 

김성수 주교님을 도와 우리마을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이대성 신부님은 "작년부터 아이쿱에서 콩 연료 공급처를 연결해 주어 원료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그래서 원료 수급에 한시름 놓고 콩나물만 잘 기르면 되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라며 많은 분이 같이 속상해 해주고 다시 공장을 재건하게 되면 납품 재개를 약속해 주어 아주 고맙다고 했습니다.

성금 전달식이 끝난 후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시설인 ‘우리마을’ 공동체를 둘러보았습니다.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 50여 명을 고용하여 콩나물공장과 함께 단자조립공장을 운영하는 곳인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갈 곳이 없는 발달장애인들을 고용하여 정년 60세를 보장하며 장애인들의 자립과 문화생활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시설이 전국 곳곳에 있지만,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상 40세를 넘기면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져 거의 재계약을 하지 못해요. 그런 분들은 갈 곳이 없어 우리마을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마을에서는 정년 60세를 보장하며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하는데 이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4명이 생활하는 널찍한 거실과 부엌, 한 명씩 쓰는 방, 휴게실, 식당, 봄이면 벚꽃이 만개한다는 산책로, 같이 키우는 텃밭, 야외공연장, 체력단련실, 컴퓨터실 등 이 모든 것이 20년 전 설계된 그대로라고 하는데요. 불행 중 다행으로 콩나물공장만 불에 타고 공동체 시설은 피해가 없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합니다.

 

특히 예배실이 인상 깊었는데요.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상 이미지화된 형상을 좋아하여 여러 십자가를 곳곳에 배치해 두었습니다. ‘우리마을’은 대한성공회 소속이지만 이곳에서는 종교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배시간이 있어도 참여는 자유롭고 실제로 불교 신자도 있습니다.

 

한 달 일하고 받은 월급에서 천 원, 이천 원씩 내는 헌금은 차곡차곡 모아서 지금까지 국내 장애인공동체, 캄보디아 우물 사업 등에 기부도 했다고 하는데요. 올해도 모은 헌금은 현재 ‘우리마을’ 상황이 어렵지만, 꼭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대성 신부님은 "장애인들이 도움만 받는 존재가 아닌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들임을 증명하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우리마을’에서는 약 20억 정도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복구 기간도 거의 1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공동체 구성원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단자조립공장의 수익은 콩나물공장보다 미미한 실정입니다. 콩나물공장에 20명 정도만 근무하지만, 나머지 30명의 급여도 콩나물공장에서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연고가 없는 이도 있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도 있어 이들의 생계를 위해서는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약 4억 원 정도의 후원금이 모금되었고 정부 지원금과 보험금 등으로 빠른 콩나물공장 재건에 나섰습니다만 아직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에 대한 열악한 대우로 인해 기대가 너무 낮아서인지 대한민국에 이만한 장애인 자립시설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김성수 주교님은 ‘좋은 일이 생길 거에요’라는 말이 요즘에 특별히 와닿는다고 했습니다. 비록 나쁜 일이 생겼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주니 아직 이 사회가 살만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들에게 좋은 일이 생길 수 있게 우리 더 많은 마음을 보태줬으면 합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평화롭던 이들의 삶이 더는 망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 손연정 세이프넷 기자

사진 윤혜정 세이프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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