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생산으로 수급안정을! #파머스쿱 #홍성이야기
 
6월의 농촌은 모내기가 끝나 한시름 돌리기 무섭게 이른 봄에 심었던 밭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모내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하지감자와 중만생종 양파, 여름 대파, 양배추, 수박, 고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홍성을 찾았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 둥실 떠가는 광경이 새삼 낯선 6월 중순 어느 날의 양파와 감자 이야기를 전하려한다. 



양파는 우리나라 음식의 대표적인 양념채소 중 하나다. 양파 없인 어떤 요리도 제맛을 못 낸다. 양파는 생양파일 때는 매운맛이 주를 이루지만 열이 가해지면 아미노산과 당 성분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갈색으로 변하고 단맛이 증가한다. 때문에 양파를 넣은 음식에는 설탕량을 줄일 수 있다. 

4월 초에서 6월 중순까지 양파가 수확된다. 4월~5월경 나오는 양파는 조생종으로 매운맛이 덜하고 수분이 많아 금방 물러진다. 이 시기에는 저장성이 없어 양파를 조금씩 자주 사 먹어야 한다. 6월에 들어서서 나오는 양파가 중만생종으로 저장성이 좋아 한 망 사서 저장해 놓고 먹어도 좋다. 



그런데 올해 양파 때문에 난리다!

양파라고 검색해보면 온통 과잉생산, 농민의 눈물, 양파 폐기, 쌓인 양파, 양파 산지폐기, 가격 하락, 양파 근심 등 부정일색이다. 올해 중만생종 양파 잉여분 6만 6천여 톤을 정부와 농협에서 사들여 산지 폐기에 나섰다는 뉴스도 있다. 애써 키운 양파를 수확하는 인건비, 포장비, 운송비 대비 갈아엎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단다. 

이 와중에 한 톨도 갈아엎지 않고 수확만 기다리고 있는 양파밭도 있다. 
“소비량을 계산한 계획생산, 10% 정도 여유를 두고 생산”

바로 홍성 파머스쿱 풀무영농법인 양파밭이다. 아이쿱자연드림은 파머스쿱 생산자협동조합을 통해 모든 농작물을 계획, 계약생산하고 있다. 양파도 마찬가지로 작년 한해 아이쿱자연드림 조합원들이 먹었던 양파량을 분석하여 올해 양파 소비량을 예측하고 홍성에는 얼마의 양파를 심어야 할지 결정한다. 그 예측량이 크게 어긋난 적이 없어 수급 불균형이 거의 없다.

홍성은 한해 아이쿱자연드림 양파 소비량의 약 4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톤수로는 약 120톤~130톤 정도다. 계산해보니 아이쿱자연드림 연간 양파 소비량은 325톤 정도 되는 모양이다. 

"모든 작물은 약 10% 정도를 여유만을 두고 추가 생산하죠. 그래야 그 해 농사가 흉년이 든다면 대처할 여유가 생기는 거죠. 저희 홍성뿐 아니라 전국 파머스쿱 어느 농가에서도 양파는 물론 어떤 작물도 갈아엎어본 적이 없어요.계획 없이 한해, 한해 시류에 휩쓸리는 농사는 짓지 않습니다. _ 홍성 풀무영농법인 대표이자 파머스쿱 기술위원회 위원인 이준영 대표. *파머스쿱 기술위원회는?(클릭)  



수미감자의 특징, 얼기설기 그물 모양의 실금이 보인다. 이 실금이 보이면 캘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점질과 분질 중간 감자, 수미감자
3월 20일경 심어 6월 25일 경 수확하는 ‘유기농 하지감자’

쌀. 밀, 옥수수와 함께 4대 식량작물로 꼽히는 감자지만 왠지 우리나라에서는 식량이라기보다는 반찬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나마도 요즘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채소 소비가 확 줄었단다. 우리 집도 감자 반찬 먹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매해 요맘때 나오는 하지감자(하지쯤 수확한다 해서 하지감자)를 포슬포슬하게 삶아 소금에 콕 찍어 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밥에도 얹어먹고는 한다. 이 부분에서 이견이 있을 수도 있는데 탕수육 찍먹, 부먹 대결과 같이 감자도 소금, 설탕파로 많이 나뉜다고 한다. 참고로 나는 소금파다.



봄 감자인 하지감자는 6월 경 수확하는 노지감자다. 감자는 노지감자 외 하우스 감자도 있으며 4계절 내내 전국에서 재배된다. 고랭지 감자는 보통 강원도 감자로 강원권에서 6월~11월경 수확한다. 가을감자도 있다. 가을감자는 경남, 전남 등에서 10월~11월 경 수확한다. 겨울감자는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재배된다. 제주, 고흥 등지에서 3월~4월경 수확한다. 

홍성 파머스쿱 풀무영농조합법인 감자는 친환경 감자다. 홍성 풀무영농법인은 대표적 아이쿱자연드림 생산지로서 쌀, 채소 등 모든 농작물이 친환경 유기농이다. 6개월 숙성시킨 목질류발효퇴비를 듬뿍 넣고 땅의 힘을 키워 농작물을 재배하면 별다른 처치 없이도 감자든 뭐든 잘 큰다. 홍성에서 유기농업은 일상이다. *목질류발효퇴비 더 알아보기(클릭)  

홍성 박종분 생산자, 감자 한줄기에 이만큼 달려 나왔다. 풀과 함께 크는 유기농 감자지만 알은 튼실하다. 이유는 목질류발효퇴비로 땅힘을 키운 상태에서 감자를 심기 때문이다.

한국농업은 현재 기형적인 형태로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식량자급률은 20%대로 세계 최하위다. 그럼에도 농업의 형태는 식량작물보다는 과일, 채소, 축산 등으로 몰리고 있다. 과일, 채소 중심의 상업적 투기 농업의 성행으로 채소작물의 지속적인 수급 불안이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양파를 갈아엎는다는 뉴스 끝에 달린 댓글은 하나같이 그럼에도 왜 양파 가격은 그대로냐는 말이었다. 산지에서는 가격이 떨어져 갈아엎고 난리인데 시중 양파 가격은 아직까지 소비자에게 와닿지 않는 모양이다. 생산자도 소비자도 어느 누구도 웃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도 웃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생산자도 소비자도 아니다. 누굴까? 내 가족과 조합원이 먹을 자연드림 먹거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홍성에서 농민의 눈물이 아닌 웃음을 보고 왔지만 한켠 씁쓸하다. 우리만 웃어서 될일인가.

7월이면 출하될 홍성 파머스쿱 여름 대파도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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